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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화의 공명] 공명, resonance
  • 작성자 이은화
  • 조회수 330
2024-09-10 14:30:21

 기쁨과 비애는 

 신성한 영혼을 위한 옷이 되리라 

 비통과 슬픔마다 그 아래로 

 비단 같이 엮어진 기쁨이 흘러간다 

                                                           William Blake, <순수의 전조 Auguries of Innocence 중에서 >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이다. 비통과 슬픔 아래로 기쁨이 흘러간다니.  

그렇지만, 상담실에서 두 사람이 마주앉아 함께 웃고 눈물흘리고 하는 시간들을 보내봤다면,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다. 

 

공명은 울림, 반향을 말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공명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어떤 감정의 느낌에 대해 서로 반응하고 그걸 다시 감지하고 특별하게 여기고, 그런 과정들이 될 수 있겠다. 

특히, 긍정성 공명이란 두 사람 이상의 사람들과 상호관계를 맺을 때 일시적(momentary)으로 경험하는 양질의 대인관계(high quality interpersonal
connection) 경험을 말한다(Fredrickson, 2016). 개인이 다른 개인, 또는 다른 집단과 양질의 대인관계를 기반으로 긍정정서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긍정정서를 공유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내용으로만 진행되는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근심과 걱정과 습관으로 인해서,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내가 원하지 않는 내 모습이 익숙하더라도 

상담장면에서 용기를 내어

들여다보지 않던 아픔과 밀어두고 감쳐두었던 내 모습을 드러내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치유를 경험하고 변화한다. 

그 과정은 쉽지 않지만, 그 여정을 함께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함께 하는 관계속에서 느끼는 기쁨과, 받아들여진다는 안도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이해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긍정정서의 공유가 아닐까. 그 내용은 이별, 소외감, 슬픔, 억울함들이더라도 그걸 특별한 누군가와 공유하고 공감 받는다는 것은 긍정적인 경험일 수 있다. 

이렇게 긍정성 공명을 경험하는 것은  관계를 돈독하게 한다. 내가 연결된 100개의 관계가 다 나를 힘들게 한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특별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각별하고 친밀한 관계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100개의 관계도 점점 줄어들지 모르겠다. 

 

기쁨과 비애가 신성한 영혼을 위한 옷이 되려면 비통과 슬픔을 같이 나누며 짜낸 비단과 같은 기쁨이 필요하다. 

우리의 주고받는 말이 그저 공기중에 흩어져 사라지는 소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울리고 반응을 주고받는 대화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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